자주 묻는 질문

  • 대한수면의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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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과 술

  • 작성일자

    2021-05-24 11:55
  • 조회수

    332

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온다면서 잠을 푹 자기 위해 매일 술을 드신다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술은 수면 초반 1시간 정도에만 약간의 도움이 될 있습니다. 특히 수면 후반부를 교란시키기 때문에, 우리가 보통 7시간 정도의 수면을 취한다고 생각하면 푹 자려고 술을 마신다는 게 얼마나 잘못된 행동인지 쉽게 알 수 있지요.

 

알코올은 뇌에서 진정제와 유사한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잠이 빨리 들게 해주는 효과는 있습니다. 하지만, 알코올이 늘 잠이 빨리 오게만 하는 건 아닙니다. 알코올의 섭취량이나 섭취 시간에 따라 알코올의 농도가 떨어지면서 오히려 잠이 깨고 각성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술을 마신 사람의 수면 중 뇌파를 살펴보면 자다가 자주 깨는 것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알코올이 쉽게 잠들도록 해준다거나 수면 초반 1시간 가량 약간의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 것은 좀 다른 측면으로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이 수면의 전반부 렘(REM)수면을 억제하는데, 이는 수면 후반부에 렘수면 반동현상을 일으켜서 새벽녘에 악몽을 꾸게 만듭니다. 술에 취해 잠들었다가 새벽에 뒤숭숭한 꿈을 꾸면서 힘들게 일어난 경험을 해보신 분이라면, 알코올이 수면에 일부라도 도움이 된다는 말이 우리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진 이야기인지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알코올은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을 억제하기도 하고, 심지어 호흡 중추의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알코올에 의해 수면 중 무호흡상태가 자주 유발되면 신체의 다양한 장기에 악영향을 주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알코올은 탈수작용도 있으니 자는 동안 코와 목을 건조하게 만들어 호흡의 질도 떨어뜨리게 되지요.

 

잠을 못 잔다고 할 때 의사들이 무조건 수면제를 처방하지는 않습니다. 수면제에는 순기능도 있지만 부작용도 있기 때문이겠죠? 이번 기회에 그렇게들 드시기 꺼려하는 수면제보다도 술 즉 알코올이야말로 수면의 질을 훨씬 떨어뜨리고 수면건강에 이득될 게 없다는 점을 꼭 깨달으시길 바랍니다. 불면에 대한 자구책으로 술을 자주 먹다가 알코올의 폐해로 건강을 해치는 분들을 심심치 않게 봐왔기에 꼭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김우정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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