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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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4 11:59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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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의 정의 및 역할
수면이란 “주변 환경에
대한 인식 저하 및 자극에 대한 가역적 무반응 상태”로 정의됩니다. 즉, 외부 환경에 잘 반응하지 않는 상태가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의미한다는 뜻입니다. 인간뿐 아니라 많은 동물들이 하루 중 짧게는 2시간, 길게는 20시간동안 이러한 상태를 유지합니다. 이 상태는 얼핏 보면 외부의 습격에 취약한 상태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게 될까요?
수면에 대한 여러 연구자들에 따르면, 수면을 취하는 것은 “외부에 대한 무반응에도 불구하고 꼭 필요한” 것이라기 보다는, “외부에 대한 무반응 자체”를 목표로 한다고 합니다. 수면을 통해 생물들은 활동하는 데에 필요한
자원을 아끼고, 또한 조용한 장소에서 움직이지 않음으로써 발생 가능한 위험을 회피할 수 있으며, 신경계 및 근육계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사용을 아끼게 되어 결과적으로 24시간
깨어있는 것에 비해 생존에 유리하게 된다는 것이 밝혀져 있습니다. 다만, 수면 상태에서는 외부 자극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없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수면에서의 빠른 각성이 필요하며 또한 필요하다면 밤을 샐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인간의
수면은 이 두 가지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수면이 어떠한 기능을 하느냐에 대해서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졌습니다. 여러 연구자들이 수면은 기억과 학습에 대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으며, 신경 세포 생성에 도움을 주고, 면역계의 활성화에 기여하며, 또한 노화와 관련있는 세포의 산화 스트레스 (oxidative stress)
회복 등에도 관여한다는 것에 대해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기능만으로 하루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수면의 필요량에 대해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인간의 수면 역시 다른 생물들의 수면과 마찬가지로 수면 상태 그 자체에 대한 필요성으로
기인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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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의 구조
수면의 구성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면 렘수면(REM, rapid eye movement)과 비렘수면(NREM,
non-rapid eye movement) 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렘수면이란 뇌의 활성과
근육의 비활성이 동시에 일어나는 시기를 의미합니다. 이 상태에서는 안구가 급속으로 운동하기 때문에 렘수면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요, 몸은 마비상태이나 뇌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꿈이 자주 나타나는 수면 상태이기도
합니다. 이 상태에서 뇌만 각성하게 된다면 흔히 말하는 “가위눌림”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비렘수면의 경우 렘수면과 반대로, 근육의 활성이 나타나며 뇌의 활성은 상대적으로 저하되는 시기를 의미합니다. 또한
안구의 급속 운동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렘수면과 구분될 수 있습니다. 비렘수면은 수면의 깊이에 따라
1, 2, 3단계로 나뉘며, 흔히 이야기하는 “깊은 수면”은 비렘수면의 3단계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수면은 비렘수면부터 시작합니다. 각성 단계에서는 뇌파 중 비교적 빠른 파인 베타파가 많이 나오게 되고, 눈을
감으면 보다 느린 알파파가 많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수면 1단계에
들어가게 되면 알파파보다 느린 세타파라는 파가 나오기 시작하며, 2단계 수면을 거쳐 3단계로 깊어지게 되면 인간 뇌파 중 가장 느린 델타파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
때문에 깊은 수면인 3단계 수면을 서파 수면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서파
수면은 전체 수면의 15% 가량을 차지하며, 이 수면이 충분하지
못하면 수면 후에도 피곤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후 다시 2단계로
수면이 얕아지다 렘수면이 발생하게 됩니다. 비렘수면부터 렘수면까지의 진행하는 과정을 수면 주기라고 부르는데, 한 수면 주기는 대략 90분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하룻밤에 약 4-5회의 수면 주기를 가지게 된다고
합니다. 수면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수면 주기가 더 길고 렘 수면의 길이가 짧으며, 수면 후기로 갈수록 수면 주기가 짧아지고 렘수면의 길이가 길어집니다. 렘수면일때는
각성하기가 비렘수면일때에 비해 쉬운데, 이미 뇌가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수면이 길어질수록 렘수면의 비율이 높아져 각성하기가 쉬운 상태가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박경미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 입원의학과)
수면과 카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