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불안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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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4 12:03조회수
596하지불안증후군은 가만히 있을 때 악화되는, 주로 다리에서 나타나는 불편감이나 불쾌한 느낌을 주 증상으로 하는 질환입니다. 특징적인 것은 움직임을 통해 이러한 불편감이 완화되고, 낮 시간보다는 밤 시간에 해당 증상이 악화되어 수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다리에 생기는 불편감은 통증과 함께 나타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으며, 저릿한 느낌, 스물거리는 느낌, 벌레가 기어다니는 느낌, 간질거리는 느낌 등이 포함된다고 합니다.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 이러한 증상이 심해지며, 따라서 하지불안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다리를 주무르거나,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낯선 이름에 비해 매우 흔한 질환입니다. 전체 인구의 약 2.5-15% 정도에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인의 약 7.5% 에서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을 나타낸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이 병이라는 생각을 잘 하지 못해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는 전체 환자의 20-30%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에 대해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지만,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도파민의 부족이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도파민의 작용 중 하나는 근육의 움직임을 조정하는 것으로, 도파민의
부족이 근육 조정 기능에 악영향을 끼쳐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게 된다는 가설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똑같이
도파민 기능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파킨슨병에서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이 흔하게 동반되기도 합니다. 철분
결핍 또한 하지불안증후군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환자들의 뇌영상검사 및 뇌척수액에서 철분 수치가
감소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진 바 있으며, 철결핍성 빈혈이나 임신, 만성신장질환
등 철분 결핍이 동반되는 컨디션에서 하지불안증후군이 호발하기도 합니다. 이는 철분부족과 도파민의 기능
이상 사이에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기 때문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또한 체내 도파민과 철분의 양은 하루
중 변동이 있는데, 특히 철분은 야간에 최고 농도의 50%까지
감소하여 야간에 더욱 악화되는 하지불안증후군의 증상에 대한 설명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치료에는 약물 치료, 동반된 질환의 치료 및 생활 습관의 변화가 있겠습니다. 약물 치료에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것은 도파민 촉진제입니다. 도파민 촉진제는 도파민성 약물 중 비교적 부작용이 적은
약으로, 대표적인 약물에는 미라펙스 (pramipexole) 와
리큅 (ropinirole) 이 있습니다. 항경련제 약물
중 뉴론틴 (gabapentin) 투약 또한 효과가 있으며, 특히
통증이나 감각에 대한 불편감이 심할 때 크게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벤조다이아제핀 (benzodiazepine) 계열 약물 중 리보트릴 (clonazepam) 또한
증세 호전 및 이로 인한 불면의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동반된 질환이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고, 특히 위에서 본 것처럼 철분 결핍이 중요한 발생
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빈혈이 있는지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빈혈이 있지 않더라도 철분 결핍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피검사에서 철분 수치가 특정 수치 이하일 경우에는 철분 보충을 하는 것이 증세
호전에 도움이 됩니다. 생활 습관 개선의 경우 커피나 술을 피하고, 잠자리를
시원하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다리 마사지, 샤워, 족욕 및 적당한 수준의 운동 또한 증세를 완화시키는 데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박경미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 입원의학과)
청소년의 건강한 수면